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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석천의 시놉티콘] '한번 망가져본 사람'이 판사라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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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청정뉴스 홈페이지 공사중 2022. 10. 21. 16:5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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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권석천의 시놉티콘] '한번 망가져본 사람'이 판사라면 (lawtimes.co.kr)

 

[권석천의 시놉티콘] '한번 망가져본 사람'이 판사라면

  “나는 사람도, 한번 망가져본 사람이 좋더군요.” 일본 여성 배우 키키 키린이 남긴 말이다. <걸어도 걸어도>, <바닷마을 다이어리>, <태풍이 지나가고>…. 2018년 가을 75세에 작고한 그는 고레

m.lawtimes.co.kr

 

그래서 이런 상상을 해보려 한다. 한번 망가져본 사람이 판사가 된다면 어떨까. 그런 사람이 판사라면 사건의 이면에 가려진 인간을 바라보려고 노력하지 않을까.심판대에 선 자신과 다름없는 인간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돕는 것이 사법임을 떠올리지 않을까. 무엇이 판례에 맞는 지보다 무엇이 진실인지를 고민하지 않을까. 결론을 놓고 마지막 순간까지 애태우지 않을까. 오판의 가능성에 악몽을 꾸다 식은땀을 흘리며 깨어나지 않을까.

그 다음으로 이 물음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. 지금 한국은 한번 망가져본 사람이 판사가 될 수 있는 사회인가. 돈이 없어서 쩔쩔매본 사람, 부당한 대우에'멘탈'이 붕괴돼 본 사람, ‘비행 청소년’ 딱지가 붙었던 사람이 판사가 될 수 있을까. 안온한 가정에서 소위 명문대, 명문 로스쿨을 나온 사람이 삶의 좌절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. 거리의 이름 없는 시민들이 하루하루를 어떤 심정으로 살아가는지 가늠할 수 있을까.

한 번도 망가져보지 않은 이들이 남을 판단하는 자리에 있는 사회는 불행하다. 적어도 나라면 그런 사람의 법정에 서는 일만큼은 사절하고 싶다. 차라리 AI(인공지능)에게 내 운명을 맡기는 게 낫지. 

- 권석천 (법무법인 태평양 고문·전 중앙일보 칼럼니스트)

사법시험 부활하라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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